2002년도 발생한 돼지콜레라 역학조사 개요
지난 2002년 10월부터 인천 강화·서구 및 경기 김포·이천에서 총 11건의 돼지콜레라가 발생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역학조사의 종합 결론을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수행된 역학조사 추진경과 및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자 함 |
1. 돼지콜레라 발생 개요
지난 2002년 4월 강원도 철원에서 2건의 돼지콜레라가 발생하여 종식된 이후 또 다시 10월에 강화에서 시작한 돼지콜레라는 인천 강화·서구 및 경기 김포·이천지역에서만 11건이 발생되어 지난 2002년에 발생한 돼지콜레라 발생건수는 총 13건이었다.
2. 역학조사 추진 현황
지난 2000년 국내에서 66년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질병에 대한 역학조사의 중요성을 인식, 정부는 지난 '01년 12. 31일자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질병방역부와 함께 역학조사과를 신설하였으며, 돼지콜레라 발생에 따라 역학조사과를 중심으로 역학조사반을 구성하여 역학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돼지콜레라에 대한 역학조사는 돼지콜레라 의심축 신고에 따라 2인 1조로 구성된 역학조사팀이 최종 양성 판정과 함께 즉시 발생농장으로 투입되어 "돼지콜레라 긴급행동지침(SOP)"에 의거 질병 현지 조사표를 기준으로 농장 상황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역학조사는 기본적으로 발생농장 축주 및 조사대상자와의 면담을 하고, 환축에 대한 임상증상 관찰과 양돈장 위치 및 주변환경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1차 조사된 현지 내용을 바탕으로 발생농장을 출입하였던 관련 사람 및 차량에 대한 자료(사료, 동물약품, 인공수정 등의 차량운행 일지, 배달일자, 판매대장 등)를 재차 확인작업을 하여 자료를 정확하게 보완하고 있다. 또한 역학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학계, 관련협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위원장 김순재교수)의 자문을 받고 있으며, 역학조사반의 현장 경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양돈 현장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한 핵심조언팀(Core-group) 인 "돼지콜레라 실무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여 조사된 역학내용을 함께 토론하고 자문을 받고 있다.
역학조사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구별할 수 있는데, 발생농장과 연계된 농장을 조사하고 위험성이 높은 요인을 분석하여 추가발생에 대한 연계고리를 찾아 막아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두 번째는 원발농장을 포함한 발생농장의 발생 또는 유입경로를 구명(究明)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질병에 대한 피해가 큰 만큼 역학조사에서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질병전파 방지를 위한 조사가 선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3. 돼지콜레라에 대한 역학조사 중간결과
지난 2002년도 국내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형이 Type2로 분류되었다. 이는 1999년 8월 이후 전국에 사육되는 돼지에 대한 항원검사 결과 지금까지 음성의 성적을 보여 왔으며, 과거 국내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의 유전형이 모두 Type3로 밝혀져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잠복된 바이러스의 재발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금번 철원 및 인천·경기 일부지역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 바이러스의 유전형 Type2는 동북아에서 유행하는 돼지콜레라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002년에 발생한 돼지콜레라는 동북아 등 외국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원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와 이번 인천·경기 일부지역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는 유전형이 모두 Type2에 속하므로 철원과의 연계성을 100% 배제할 수는 없지만, 유전자상에 일부 차이가 있고, 철원도축장 수매관련 및 돈분처리 현황, 철원·강화(김포) 연계 중계상인 및 떨이돼지 취급자에 대한 추적조사결과 아직까지 아무런 연계성이 없어 철원과는 별도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강화에서 발생하여 인근지역으로 전파된 돼지콜레라의 경우, 그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유전자를 분석하고 감염일을 추정하여 본 결과 첫 번째 발생농가와 두 번째 발생농가는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하여 비슷한 시기에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돼지콜레라의 유입가능성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조사와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발생농장 축주의 외국 여행사실이나 외국인 근로자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발생농장에 외국인 거주, 인근 주민의 해외여행 등 주위사람들의 해외여행 등을 통한 오염물질의 유입 등으로 질병이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외국여행자 또는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유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강화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야생 멧돼지를 통한 질병 발생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므로 이 지역 멧돼지를 포획하여 검사해야 하나 포획상 어려움이 많아 조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역학분석 결과 강화·김포지역에서는 돼지콜레라가 최초로 발생보고 되기 (10.7) 이전에 이미 3∼4개 농장이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4차 발생농가), 5차 발생 농가부터는 기 오염된 농장에서 다른 농가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돼지콜레라의 전파에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감염된 돼지의 이동이지만, 이번 11개 농장의 역학조사 결과 발생농장에서 추가발생농장으로의 돼지 이동이 없었다는 점은 발생농장으로부터 사람·차량·물품에 의해 간접접촉에 의한 전파양식이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번 역학조사 및 위험분석결과 나타난 전파 위험성은 축주·종업원·수의사·인공수정사 등 발생농장 입·출입자(차량 포함), 지대사료·동물약품, 분뇨 등과 관련된 차량(압롤박스)과 기사 등이 전파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강화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초기에 김포시에서는 자구책으로 강화·초지대교에서 소독을 실시하여 왔지만, 실제 김포소재 농장에서는 출하되는 돼지를 중개인이 직접 돈사내에 들어와서 몰아주고 있었다는 사실이나, 방역을 철저히 하기 위하여 의기 투합하는 모임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다가 낭패를 본 사례들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방역과 행동하는 방역의 차이점"을 분명히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대사료 운반자가 직접 돈사내에 출입하는 사례 등은 출하기사와 마찬가지로 타 농장으로의 오염을 전달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타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방역조치를 행하지만 돈사출입이 가장 많은 축주나 관리자 자신에게는 방역에서 가장 관대하다는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실제 역학조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농가나 관련자들이 기록을 남기지 않아 대부분을 기억에 의존하여 기술한다는 점이며, 두 번째로는 발생농가의 축주나 종업원들을 포함한 발생농장을 출입하는 사람(차량 포함)들에 대한 관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있었다.
4. 맺는말
역학조사는 질병전파의 요인을 사전에 찾아 질병을 조기 근절하고, 전파양상을 분석하여 차후에 질병의 재발을 막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일부 잘못 알려진 인식 때문에 질병 발생상황이나 사실을 오도하거나 또는 은폐한다면 그 결과는 바로 그 이웃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질병 발생으로 어렵고 힘든 극한 상황에서 양돈농가나 관련자들을 만나게되는 역학조사팀이기에 누구보다도 현장을 이해하고 있지만, 항상 어려움 속에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방역당국이 질병 발생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역학조사 자료에 근거하여 최선의 방향으로 방역대책이 수립되고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역학조사에 협조하는 모든 분들이야 말로 우리나라 방역의 최일선에서 올바른 방역정책을 결정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하여도 좋을 것이다.
자료제공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과 |